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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굴데굴 일상

결혼식 축가

by staff6 2011. 5. 26.
먼 친척 결혼식에서 목격한 이야기.

결혼식의 진정한 주인공인 신부의 부모님이 두 분 다 일찍 돌아가셨단다. 그렇다면 지금 신부 쪽 부모님 자리에 앉아 계신 분들은 친부모가 아닌 친척분들일거고, 이런 날일 수록 신부는 부모님 생각이 간절하겠네 ~라는 생각을 하며 식을 지켜보고 있었다.
축가 순서가 되자, 사회자가 신부의 큰아버님께서 축가를 부르실 것이라고 얘기했다. 큰아버님? 사회자의 소개에 따르면 신부의 큰아버님은 해당 지역 가수 협회의 지부장이시란다. 그 분께서 마이크를 잡으시자 결혼식장과 조금 아니 꽤나 안 어울리는 구수한 트로트 가락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가수 협회 지부장 타이틀은 절대 고스톱쳐서 따는 게 아닌 것으로 추측되는 노래 실력에다, 가사 역시 딸을 시집보내며 잘 살라고 격려하는 아버님의 마음을 잘 표현한 것이어서 1절이 끝나자마자 하객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그러자 흥이 나신 건지 아니면 처음부터 준비한 것인지 바로 2절까지 구수하게 불러제끼시는데, 사회자는 그 상황에 완전 빵 터졌는지 얼굴이 새빨개진 채로 입을 꽉 다물고 그저 웃음만 참고 있었다;)

역시 축가는 형식이 아닌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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