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IT타워 1층 김가네

미지근한 비평 2011.08.03 20:54
김가네 김밥 2,500원
라면 2,500원
참치덮밥 5,000원
라볶이 4,000원

1) 출처를 찾을 수 없어 그냥 재미있다고만 생각하는 먹거리 이야기 하나.

제 2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미 군정청은 일본을 근본 단계에서부터 완전히 리빌드하기로 결심한다. 그 중 하나가 식생활이었는데 일본인의 식습관을 완전히 서양식으로 바꿔, 장차 식량을 무기 삼아 일본이 다시 일어서지 못하게 하려고 했단다. 그래서 대량의 밀가루를 실어다가 일본인들에게 배급했는데, 하얀 밀가루 아래에 숨겨진 검은 마음을 눈치챈 몇몇 일본인이 꾀를 내서 빵을 굽는 대신 라면을 만들어 먹기 시작했단다. 뒤늦게 그걸 본 군정청의 관리들은 일본인의 지혜에 혀를 내두르며, 좀 더 머리가 나쁜 한국인들에게 똑같은 수법을 썼다고 한다. 그런데 한국인 역시 일본인 못지 않게 머리가 좋아 빵을 굽는 대신 수제비를 만들어 먹었단다. 그걸 본 군정청의 관리들은 '장차 일본과 한국은 크게 될 나라다.'라고 혀를 내두르며 미국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참으로 감동적인 이야기 아닌가~'라는데 출처도 없고, 미국에 대한 경외를 깔고 그저 한일간의 경쟁심과 근거 부족의 자부심을 교묘하게 자극하는 이야기;)
 
2) 라면이라는 단어만 보면 생각나는 옛날 이야기 하나.

멀고 먼 아스란 왕국에 외인부대가 있었어요. 그 부대의 보급 담당자가 이탈리아에서 레이더 탐지거리의 증폭기를 사가면서 덤으로 닛신의 치킨 컵라면 한 박스를 샀대요. 그는 그걸 80년대 최강의 호구인 일본인 파일럿에게 미끼 상품으로 건네었고, 호구는 컵라면 하나에 감동하여 검증이 안 된 증폭기를 덜커덕 샀답니다. 증폭기를 달자 전기 계통은 금새 오버히트되었고, 그는 수리비로 몇천 달러를 더 써야 했답니다. 

이건 적절한 부분유료화의 사례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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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IT타워 지하 1층 서원네 밥상

미지근한 비평 2011.08.03 20:52
제육볶음된장쌈정식 5,000원

교수님은 이렇게 말하셨다.
 
"진짜 돈을 벌고 싶다면 농사를 지으세요. 단, 지금 생각하시는 것과 다르게요."
 
농사라는 단어를 들으면 보통은 영세, 소작, 귀농, 주말 농장, 팜빌, 라프 코스터 같은 단어들을 연관시켜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교수님의 얘기대로) 아처 다니엘스 미들랜드, 붕게, 카길 그리고 루이 드레퓌스 같은 회사들의 이름을 알게 되면 농사에 대한 시각이 달라진다. 그런데 어째서 우리는 농사에 대한 시각이 낮은 것일까? 그리고 왜 한국의 흥농이나 중앙은 성장하지 못하고 M&A된 것일까? 그런 고민을 하며, 식판 위에 올려진 상추를 집어 씹기 시작했다. 어째서 상추 가격은 독립적으로 책정되지 못하고 삼겹살 가격에 연동하는 것일까? 부스 안의 (주인으로 추정되는) 아저씨는 예상치 못한 시간대에 예상치 못한 손님들의 러시에 당황하며 들어오는 주문을 마구잡이로 처리하기 시작했다. 결국 손님들은 상황을 납득하지 못하고, 불만이 가득한 채 식사가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혹시 이런 외진 곳에 맛도 좋고 값도 적당하고 손님에 대한 서비스도 좋은 음식점이 바로 옆에 입점한다면 이런 음식점은 서서히 말라죽어갈 지도 모른다. 그렇게 작은 음식점들이 문을 닫고 나면 살아 남은 곳은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하려나? 그렇다면 특정 업체의 독점(과 그로 인한 횡포를 사전에)을 막기 위해 이런 곳들을 계속 돌아가며 이용해야 하는 것일까? 고개를 푹 숙이고 서둘러 저녁을 먹는데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이 눈물샘을 타고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어릴 적 꼬리를 잘린 돼지들의 원념이 돼지 전지의 모세 혈관 사이를 타고 흐르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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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IT타워 1층 오센 (혹은 가츠라)

미지근한 비평 2011.08.03 20:49
오야코동 6,000원
로스까스 6,000원
생선까스 7,000원

튀김/튀긴 요리는 어째서 맛있는 것일까? 

정기 검진 결과를 보고 충격받아 헬스장에 등록하고 무거운 몸을 간신히 움직여 칼로리를 알량하게라도 소모시켰지만, 헬스장 앞 포장마차에 나란히 누워있는 달걀튀김, 고구마튀김, 새우튀김, 김말이의 노르스름하다 못해 숨막히는 자태를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침이 흐르고 발은 움직이고 손은 지갑을 잡는다. 결국 '코알랄라~'를 외치며 준비된 사수부터 좌에서 우로 아니지... 다시 데워진 튀김부터 우에서 좌로 쳐묵쳐묵하기 시작한다.

다이어트를 할 때, 의사 선생님께서 한 얘기를 옮기자면

"선생님이 살찌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조상 탓입니다. 조상께서 지방 섭취에 익숙했다면 먹고 금방 소화시켰을 텐데, 익숙하지 않다보니 먹는 족족 아랫배에 저장부터 하는 거죠. 그러니까 먼저 조상을 원망하며 운동합시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한국 요리에는 튀긴 요리가 드물다. 일단 물이 맑았고, 기름 추출을 위한 작물의 재배가 많지 않았으며, 야금 기술의 한계로 얇고 강인하며 날렵한 조리 도구도 부족했고, 주연료인 나무는 화력도 낮고 그나마 조절도 수월한 편이 아니었다. 그런 이유로 전과 같이 기름을 두르고 부치는 요리는 있어도, 기름을 넉넉히 붓고 튀기는 요리는 많지 않았다. 그래서 튀긴 요리가 대중화된 것은 그렇게 먼 이야기가 아니었다.
즉, 유전자 레벨에서 적절한 타협과 조절이 이루어지지 않은 시점에서 갑자기 고열량의 식품을 맛보게 되니 몸 안의 제어 기제가 모두 해제된 것이다.  

그러니까 모두들 조상을 원망하며 맛있는 튀김을 먹도록 하자. 단, 다른 가게에서.

오늘 시킨 요리들을 보니 전체적으로 화력 사용이 과한 편이라, 일식에서 추구하는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보다는 억세게 퉁겨지는 느낌이 강하다. '그렇다면 한국적이잖습니까?'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납득할 수 있는 것이라면 지하 1층의 분식집 돈까스도 비슷한 퀄리티를 제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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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IT타워 지하 1층 김밥나라

미지근한 비평 2011.07.25 21:02
라면 2,500원
참치 김밥 2,500원

참치만큼 현대 과학의 발전을 몸소 증명하는 생선이 있을까?

참치는 거대한 덩치로 인해 어부들의 관심을 끌었지만 깊은 바닷속을 30노트 심지어 40노트의 고속으로 헤엄치는 통에 운좋게 낚시로 잡기 전에는 쉽게 맛볼 수가 없었다. 
참고로 (최근에 기무타쿠가 타고 특공을 건 우주) 전함 야마토가 공인 27노트, (특정한 몇몇이 이상한 형태로 반응하곤 하는) 전함 나가토도 공인 27노트였으니 엔간한 전함보다 빠른 생선이었다.

그러나 제 2차 세계 대전이 끝나면서 독일의 U 보트를 잡기 위해 만들어진 소나가 어선에 어군탐지기라는 이름으로 부착되었다.
그리고 전쟁을 통해 소형화와 함께 신뢰성을 얻은 디젤 엔진 역시 어선에 부착되었다.
일본이 비단의 수출을 중지하자 미국에서 낙하산의 캐노피 재료로 새롭게 만들어진 나일론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강도의 그물이 되어 어선에 실렸다.
남미 대륙에서 소고기 수출을 위해 도입된 냉동선들은, 참치의 가공과 수송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었다.
참치 통조림을 만들기 위해서는 금속의 압출/압연 가공 기술과 함께 부식으로 인한 식중독 방지를 위해 내부 도금 기술은 필수였다.

이런 조합으로 인해 참치는 예전과 달리 손쉽게 잡혀 가공된 다음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되어 게임 개발자들에게 칼로리와 영양소를 제공할 수 있었다. 그렇다. 우리 모두 참치 김밥 한 줄을 볼 때마다 과학을 찬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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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IT타워 지하 1층 찌개마루

미지근한 비평 2011.07.25 21:00
육개장 5,000원

수렵견 혹은 목양견을 벗삼아 밤하늘의 별들을 이어 별자리를 만들던 유럽인들에게 있어 개를 먹는다는 것은 걸인이 바가지를 발로 밟는 즉 영업 도구를 부수는 자살 행위였다. 그에 반해 단위별 소출에만 집착하여 벼농사를 짓는 한반도인들에게 영업 도구는 단연코 소였다. 
그런 만큼 개의 위치는 유럽에 비해 낮았다. 게다가 쉽게 길들일 수 있고 아무 거나 먹으면서 빨리 자라며 번식력도 좋은, 즉 식용 가축으로 매우 적절하다는 점으로 인해 한반도의 개들은 여름이 오는 것을 두려워했다.

이런 연유로 조리하기 시작한 개장국의 레시피에, 비위가 맞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개고기 대신 소고기를 넣어 끓인 것이 육개장이다. 개장국이든 육개장이든 (당시 기술로 고온 고압을 실현할 수 있는 유일한 조리 기구인) 무쇠 가마솥에 오랜 시간 끓여 현대인에 비해 치아가 부실하기 쉬운 사람들도 쉬이 씹어 삼키게 만들었다.

이러한 역사적 사례에도 불구하고 해당 업소의 육개장은 소고기를 '조금' 넣고 '대충' 끓였다. '조금' 넣는 것은 작금의 물가 폭탄으로 인해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것을 이성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도 '대충' 끓인 경우는 소고기의 특성상 외려 질겨지는 만큼 여름철 건강을 조금이라도 챙겨보겠다고 육개장을 선택한 사람들의 선택을 잔인하게 배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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