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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근한 비평

상암IT타워 1층 오센 (혹은 가츠라)

by staff6 2011. 8. 3.
오야코동 6,000원
로스까스 6,000원
생선까스 7,000원

튀김/튀긴 요리는 어째서 맛있는 것일까? 

정기 검진 결과를 보고 충격받아 헬스장에 등록하고 무거운 몸을 간신히 움직여 칼로리를 알량하게라도 소모시켰지만, 헬스장 앞 포장마차에 나란히 누워있는 달걀튀김, 고구마튀김, 새우튀김, 김말이의 노르스름하다 못해 숨막히는 자태를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침이 흐르고 발은 움직이고 손은 지갑을 잡는다. 결국 '코알랄라~'를 외치며 준비된 사수부터 좌에서 우로 아니지... 다시 데워진 튀김부터 우에서 좌로 쳐묵쳐묵하기 시작한다.

다이어트를 할 때, 의사 선생님께서 한 얘기를 옮기자면

"선생님이 살찌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조상 탓입니다. 조상께서 지방 섭취에 익숙했다면 먹고 금방 소화시켰을 텐데, 익숙하지 않다보니 먹는 족족 아랫배에 저장부터 하는 거죠. 그러니까 먼저 조상을 원망하며 운동합시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한국 요리에는 튀긴 요리가 드물다. 일단 물이 맑았고, 기름 추출을 위한 작물의 재배가 많지 않았으며, 야금 기술의 한계로 얇고 강인하며 날렵한 조리 도구도 부족했고, 주연료인 나무는 화력도 낮고 그나마 조절도 수월한 편이 아니었다. 그런 이유로 전과 같이 기름을 두르고 부치는 요리는 있어도, 기름을 넉넉히 붓고 튀기는 요리는 많지 않았다. 그래서 튀긴 요리가 대중화된 것은 그렇게 먼 이야기가 아니었다.
즉, 유전자 레벨에서 적절한 타협과 조절이 이루어지지 않은 시점에서 갑자기 고열량의 식품을 맛보게 되니 몸 안의 제어 기제가 모두 해제된 것이다.  

그러니까 모두들 조상을 원망하며 맛있는 튀김을 먹도록 하자. 단, 다른 가게에서.

오늘 시킨 요리들을 보니 전체적으로 화력 사용이 과한 편이라, 일식에서 추구하는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보다는 억세게 퉁겨지는 느낌이 강하다. '그렇다면 한국적이잖습니까?'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납득할 수 있는 것이라면 지하 1층의 분식집 돈까스도 비슷한 퀄리티를 제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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