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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근한 비평

상암IT타워 지하 1층 서원네 밥상

by staff6 2011. 8. 3.
제육볶음된장쌈정식 5,000원

교수님은 이렇게 말하셨다.
 
"진짜 돈을 벌고 싶다면 농사를 지으세요. 단, 지금 생각하시는 것과 다르게요."
 
농사라는 단어를 들으면 보통은 영세, 소작, 귀농, 주말 농장, 팜빌, 라프 코스터 같은 단어들을 연관시켜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교수님의 얘기대로) 아처 다니엘스 미들랜드, 붕게, 카길 그리고 루이 드레퓌스 같은 회사들의 이름을 알게 되면 농사에 대한 시각이 달라진다. 그런데 어째서 우리는 농사에 대한 시각이 낮은 것일까? 그리고 왜 한국의 흥농이나 중앙은 성장하지 못하고 M&A된 것일까? 그런 고민을 하며, 식판 위에 올려진 상추를 집어 씹기 시작했다. 어째서 상추 가격은 독립적으로 책정되지 못하고 삼겹살 가격에 연동하는 것일까? 부스 안의 (주인으로 추정되는) 아저씨는 예상치 못한 시간대에 예상치 못한 손님들의 러시에 당황하며 들어오는 주문을 마구잡이로 처리하기 시작했다. 결국 손님들은 상황을 납득하지 못하고, 불만이 가득한 채 식사가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혹시 이런 외진 곳에 맛도 좋고 값도 적당하고 손님에 대한 서비스도 좋은 음식점이 바로 옆에 입점한다면 이런 음식점은 서서히 말라죽어갈 지도 모른다. 그렇게 작은 음식점들이 문을 닫고 나면 살아 남은 곳은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하려나? 그렇다면 특정 업체의 독점(과 그로 인한 횡포를 사전에)을 막기 위해 이런 곳들을 계속 돌아가며 이용해야 하는 것일까? 고개를 푹 숙이고 서둘러 저녁을 먹는데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이 눈물샘을 타고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어릴 적 꼬리를 잘린 돼지들의 원념이 돼지 전지의 모세 혈관 사이를 타고 흐르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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